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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공공주택 우리가 몰랐던 공공주택 이야기

유럽 국가들의 사회주택을 통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2022.08.13
해외 공공주택 사례보기

전 세계가 주택난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거주권은 삶을 영위하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며 주거 문제야말로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국가를 불문하고 이를 위해 주택 공급책을 펼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소셜하우징(social housing)’이다.

 

‘공공주택’, ‘사회주택’이라고도 불리는 ‘소셜하우징’은 나라별로 용어는 다르지만, 임대료가 저렴해 부담이 적고 주택 배분이라는 사회적 목적을 가진다. 또한, 늘어나는 주거 수요를 해결하고 천재지변으로 집을 잃은 이재민에게 살 곳을 제공한다. 공공주택이 정부 주도하에 이뤄진다면, 사회주택은 공공, 민간, 비영리조직 등 여러 주체에 의해 공급되는 것으로 공공주택을 포함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의 2016년 통계에 따르면 네덜란드는 총가구의 34%가 사회주택에 거주하고 있으며, 오스트리아와 덴마크, 프랑스, 영국 순으로 사회주택 비중이 높다고 한다. 이처럼 10명 중 2~3명이 사회주택에 살고 있다는 것은 사회주택 공급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글에서는 유럽 국가들의 사회주택 사례를 통해 공공주택이 나아갈 방향에 관해 얘기해보려 한다.

 
 

헌 집의 재탄생

 

Transformation of 530 dwellings, France, 2016

 
 

©Philippe Ruault
 
 
 

포화상태에 접어든 도시에 건물을 새로 짓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프랑스 건축가 라카통 앤 바살(Lacaton & Vassal)은 기존 건물을 절대 부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며 낡은 공공건축물을 살리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그중 페데렉 두요, 크리스토프 후틴과 협업한 Transformation of 530 dwellings는 발코니와 외부 층을 추가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60년대 초반에 지어진 아파트를 되살렸다. 발코니는 자연채광을 극대화하며 아파트 내부의 이동성을 더했다. 큰 변형 없이 거주 질을 개선한 것은 신축만이 답이 아님을 보여준다.

 

 

 

거주자들이 만드는 집

 

① La Borda, Spain, 2018

 

©Lacal


©Lluc Miralles

 
 
La Borda 공공주택은 투기목적이 없는 주택을 위해 거주자들이 자체적으로 협동조합을 만들어 함께 완성했다. 커뮤니티 구축을 기반으로 하여 지역사회의 친화력을 키우고 복지의 공유를 독려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개인 공간에서 확장할 수 있는 공공공간은 거주자들의 관계를 향상하며, 관계의 중심인 중앙 안뜰은 거주자들의 소통을 돕는다.

 

 

 

② Wohnprojekt Wien, Austria, 2013

 

©Einszueins architektur
 

 

Wohnprojekt Wien은 지속 가능한 도시 생활 프로젝트를 지향하며 거주자들이 초기 단계부터 참여해 주체적으로 자신의 거주 환경을 계획했다. 주택은 개인 공간과 공용 주방, 옥상 테라스, 사우나, 워크숍, 놀이방 등 여러 세대와 그에 맞는 생활 양식을 공유할 수 있는 공공공간으로 구성되었다.

 

 

앞선 두 사례처럼 거주자들이 만들어가는 공공주택은 자발적인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공동체를 이룸으로써 함께 사는 가치를 발견할 수 있으며, 설계 단계에 실제 거주자가 참여해 공급과 수요 사이의 이해관계 상충을 최소화하는 방식이 된다.

 

 

 

다양한 주체의 참여

 

① Homes for All - Dortheavej Residence, Denmark, 2018

 


©Rasmus Hjortshøj

 
 
덴마크 코펜하겐의 비영리 주택 협회 Lejerbo가 인접한 녹지를 유지하면서 저렴한 주택을 만들고자 건축사무소 BIG(Bjarke Ingels Group)에 ‘모두를 위한 집’을 의뢰했다. 한정된 예산 속 목재를 활용해 완성된 주택은 각 모듈을 선형으로 쌓아 올려 더 많은 세대가 거주할 수 있게 했으며 남쪽 채광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기존 녹지를 가로막지 않고 만들어진 안뜰은 거주자들과 지역 주민들의 공공공간이 되어준다.

 

 

② Affordable Housing Assembly, Poland, 2017

 


©Fotografia Maciej Lulko

 
 

폴란드 브로츠와프시에 다가구 주택 건설 프로젝트 일환으로 새로운 주택 단지가 들어섰다. 시와 지역 건축가들이 2년간의 워크숍을 통해 개발한 이 프로젝트는 주거 공간과 공공공간 사이의 균형을 이루려 했다. 쾌적한 녹지를 제공하는 정원은 각 동을 연결하며 관계의 장이 된다.

 

Homes for All과 Affordable Housing Assembly는 공급의 주체를 공공만으로 한정하지 않고 비영리 단체나 시와 건축가들의 협업을 통해 이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부만이 수요에 따른 물량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한다면 양질의 선택지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공급의 안정화와 높은 품질의 주거 환경을 이뤄낸 유럽의 사례는 한국 공공주택의 질적 개선을 도모할 예로 참고할 만하다. 공공주택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양과 질을 충족함과 동시에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공공 임대주택 비중은 OECD 국가 중 9번째로 높지만, 실제 거주 비율은 그와 반대다. 유럽의 사회주택이 보편적인 주거 양식으로 자리 잡은 데는 사회적 인식이 크다. 이제는 공공주택, 사회주택이 저소득층만을 위한 주거 복지가 아닌 집이 필요한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내 집 마련이 벅찬 시대에서 공공주택은 집의 공공재 역할을 확대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주택은 경제적 가치 그 이상의 사회적 가치가 있다는 것을 더욱 우선시해야 한다. 공급과 거주 등 이 두 가지 단계에 더 많은 사람이 개입하여 고민할 필요가 있으며, 공급의 주체도 공공에서 민간, 주택조합 등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건축가 역시 사회주택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거 모델을 개발하는 데 앞장선다면 좋은 귀감이 될 것이다.

 

앞으로 새로운 세대를 위한 공공주택에 이를 위한 여러 가지 해법들이 도출되기를 기대해본다.

 
 
 
변은진 | 건축저널 『C3KOREA』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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