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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 : 새로운 일상, 다채로운 삶, 품질 좋은 공공주택 우리가 몰랐던 공공주택 이야기

N분 동네를 만드는 방법 - 동네 한 바퀴

2022.11.02
N분 동네 만들기

역사적으로 생활권의 발달은 교통수단의 발달과 궤를 같이해왔다. 도보가 유일한 이동 수단이었던 과거에는 동네나 마을 정도가 생활권의 전부였지만, 철도, 자동차, 각종 고속 교통이 등장한 지금은 마을 단위는 물론이고 도시, 심지어 전국이 생활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듯 교통수단의 발전으로 거리의 제약을 극복하면서 삶의 영역은 확대됐지만, 이는 다시 무언가를 하려면 끊임없이 이동을 해야만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일터에 가고, 학교에 가고, 산책을 하는, 그저 일상적인 행위들을 하기 위한 이동 반경은 점점 더 넓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이제는 도시의 확장보다는 구조의 개편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 그리고 그 시작점은 생활권을 이루는 최소 단위인 ‘동네’. 생활 반경은 사람들의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 안에서 일, 학습, 여가, 산책 등과 같은 다양한 기능을 누릴 수 있다면? 사회적 교류가 가능하다면? 기존의 삶에 접근성을 더한 ‘N분 동네’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Nicolas Bascop
 
 
 
 
N분 동네

일상생활의 인프라를 도보나 자전거로 분 단위 내에서 누릴 수 있는 ‘N분 동네’의 대표적인 사례는 파리의 15분 도시이다. 2020년 파리 시장 안 이달고(Anne Hidalgo)가 추진한 정책인데, 사무실과 학교, 공원, 병원, 상점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모든 시설이 집에서부터 도보 또는 자전거로 15분 거리에 위치한 ‘근접 도시’를 말한다. 이러한 혁신적인 개념은 파리 미니메스 지구에 적용하여 성공을 거둔 바 있으며, 미국과 영국 등 다른 국가와 도시에서도 적용되고 있다.


‘15분 도시’의 사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결론은 근접 도시의 실현을 위해서는 단순히 시설이 가까이에 모여있는 것을 넘어 이를 아우르는 환경도 통합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의 도시는 업무, 상업, 여가, 문화 등 용도에 따라 도시의 구역들이 세분화 되어 있어, 직장이나 학교에 가려면, 혹은 여가나 휴식을 즐기려면 반드시 이동해야만 하는 구조였다.


그런데 만약 여기서 자동차가 사라진다면? 도시를 사용하는 방식에서 차를 없앤다면 도시는 어떤 모습이 될까? 도로는 넓은 보도 또는 자전거 도로로 변하고, 사람들은 보행 친화적 방식으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형성된 사람 중심의 도시는 탄소 배출을 줄이고 무심코 지나쳤던 ‘동네’를 재발견하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임을 ‘15분 도시’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Nicolas Bascop

 
 
 
 

N분 동네를 만드는 방법

그렇다면 N분 동네를 만들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은 N분 안에서 모든 시설로의 접근이 가능하도록 근접성을 높여야 하는데, 흩어져 있는 인프라들을 한데 모으는 것이 쉽지 않다. 따라서 주변 도시 자원을 활용한 유연한 방식을 취해야 한다. 단일 용도로만 사용하던 공간이 여러 쓰임을 수용하도록, 다양한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변경하는 것이다. 학교 체육관을 주말에는 공공공간으로 개방하여 주민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 그러한 예이다. 공간을 시간대로 분할하는 방식은 기존 자원을 활용하면서 큰 물리적 변화 없이도 시민이 누릴 수 있는 선택지를 늘린다. 이러한 공간 사용 방식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동네와 도시 안에서 잉여 공간을 운영하고 활성화하는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뒷받침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또 하나의 방법은 교통체계의 변화이다. N분 동네의 핵심 이동 수단은 도보나 자전거이며, 차량을 이용하더라도 자동차보다는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체계를 권장하고 있다. 이를 위한 기존 도로의 정비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사람들이 차량을 이용하지 않아도 불편하지 않은 공간을 만드는 것, 나아가 걷기 좋은 동네와 걷고 싶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이 마련되면 자연스럽게 보행자가 늘어나고 차량 이용자는 줄어들 것이며, 그에 따라 생겨난 유휴 도로나 주차장은 새로운 공공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Nicolas Bascop

 
 
 

교통수단의 발달은 장거리를 연결하며 도시의 발전과 편리함을 가져다주었지만, 팬데믹 이후 주거지 인근에서 일상적인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접근성 좋은 도시’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그리고 도시 전문가들은 그에 대한 해답으로, 거대한 블록을 친숙한 스케일로 바꾸며 보행 친화를 기반으로 한 도시 공간 활용법, ‘N분 동네’ 개념을 내놓는다.


개발 중심의 도시 계획에서 벗어나, 보행자가 중심이 된 도시. 그리하여 삶의 질을 높이고 탄소 저감에도 기여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도시. 열린 가로 공간에서 자연스레 이웃을 마주하며 공동체에 활기를 불어넣는 건강한 도시. 동네 한 바퀴를 도는 것만으로도 일상을 즐길 수 있는 N분 동네가 더 많은 곳에서 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 

 

 

변은진 | 건축저널 『C3KOREA』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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