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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 : 새로운 일상, 다채로운 삶, 품질 좋은 공공주택 우리가 몰랐던 공공주택 이야기

‘지속 가능한 주거’를 위하여, 친환경의 집

2022.10.18
친환경, 지속 가능한 주거

집, 혹은 거처. 가장 먼저 탄생했고 가장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건축의 유형은 아마도 '집'이 아닐까. 어떤 시대, 어떤 도시, 어떤 상황에서도 '살기' 위한 '짓기'는 계속되니 말이다. 그러나 기후 변화와 자원 고갈과 같은 문제들이 눈앞에 성큼 다가온 이제는 '짓기'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한정된 자원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친환경 건축'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그렇다면 친환경적인 집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집을 말하는 것일까? 핵심은 ‘순환’이다. 설계부터 시공, 입주 이후까지 모든 과정에 걸쳐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는 집이, 현재 우리가 지향하고 있는 친환경 주택, 지속 가능한 주거의 모습이다. 탄소 배출을 줄이고 거주자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주택, 녹지를 들여와 건물 자체가 도시를 정화하는 타워형 주거, 도시 내에서 자급자족을 이루어 순환 경제를 실현하는 도시 농업과 관련된 단지까지,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지속 가능한’ 주거의 모습이 나아갈 방향을 그려보자.

 
 

탄소발자국 빼기 지속 가능성 더하기 

 

Vindmøllebakken Housing, Norway, 2019

 
 


 ©Jiri Havran

 
 

노르웨이의 ‘빈드뫼렐레바켄 공동주택’은 40개의 공동 주거 유닛과 4개의 타운하우스, 10개의 아파트로 구성된 공동주택 단지다. 모든 건물은 3~5층 규모의 저층이며, 주재료로는 자연 친화적 자재인 목제 패널이 사용되어 환경에 미치는 부담을 대폭 줄였다. 또한, 목재는 표면에서 자연적으로 습기 배출을 조절하여 쾌적한 실내 환경을 조성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단지 외부 조경도 인근에서 구한 자재를 재활용하는 등, 디자인만큼이나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한 프로젝트다. 이 사례가 더욱 의미 있는 이유는 건축과 환경적 측면뿐 아니라 사람과 공동체적인 측면에서도 지속 가능성을 고려했다는 점이다. 오늘날의 일반적인 공동주택은 불필요한 자원 낭비와 인간 소외 현상과 같은 현대 사회의 문제점들에 근본적인 해답이 되어주지는 못한다. 반면 이 단지는 다양한 공유 공간을 제공하며 이러한 공유 공간 또한 거주자들이 동등하게 지분을 소유하게 하는 시스템을 제안함으로써, ‘나눔으로서 얻는 삶'이라는 보다 지속 가능한 생활 방식을 가능케 하고 있다.

 

 

©Jiri Havran

 
©Sindre Ellingsen

 

 

 

도시의 숲이 된 공동주택

 

Bosco Verticale, Italy, 2014

 
밀라노 도심에 거대한 녹색의 쌍둥이 타워가 등장했다. 이탈리아어로는 'Bosco Verticale', 영어로는 'Vertical Forest', 말 그대로 ’수직 숲‘을 뜻하는 이 건물은 각각 111m, 76m 높이의 고층 아파트다. 주거 수요를 해결하는 동시에 도시의 대기질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로 진행된 프로젝트로, 네 면의 건물 외벽에 테라스가 조성되고 그 안쪽으로 주거 공간이 배치되는 구조다. 이렇게 만들어진 총 8,900㎡의 테라스에는 800그루의 나무, 5,000여 개의 관목, 15,000개의 다년생 식물들을 심었다. 이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함으로써 도시 환경 개선에 이바지하고 태양과 거친 바람, 소음 공해로부터 실내를 보호하여 주거 공간에 쾌적함을 더한다. 이때 테라스는 나무와 식물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성장 조건을 고려해 설계했으며, 폐수 여과 장치도 설치하여 생활 하수는 나무를 기르는 데 재활용한다. 
 
 
 


©Paolo Rosselli

 
 
 

Gardenia Apartments, Costa Rica, 2021

 

코스타리카의 수도 산호세에 들어선 10층 규모의 '가드니아 아파트' 역시 정원과 고층 건물을 결합한 사례다. 세대마다 널찍한 테라스가 딸려 있는데, 자동 관개 시스템이 적용되어 도심 속에서도 어렵지 않게 식물을 기를 수 있다. 이렇게 자라난 식물은 건물의 온도를 낮춰주고, 테라스는 열대 지방의 강렬한 직사광선과 비를 막아 쾌적한 주거 환경을 조성하는 데 일조한다. 또한, 집마다 각기 다른 위치에 테라스를 조성함으로써 건물 전체에 개성을 부여하는 것은 물론, 외부로부터 사생활을 보호하는 효과도 있다. 평면적으로 보면 각 단위 세대 사이에는 복도가 없는데, 그 덕분에 건물 전체에 자연적으로 교차 환기가 일어나게 된다. 이처럼 여러 가지 장치와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건축 계획을 통해 밀도 높은 도시에서도 충분히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Studio Saxe


©Alessandra Tanzi


©Elias Porras

 
 
 

자급자족을 실현하는 삶

 

La Ferme du Rail, France, 2019

 



©Myr Muratet

 

 

파리의 경계를 환상형으로 둘러싼 철길 '쁘띠 썅듀흐(Petite ceinture)'. 20세기 철도 중반 운행이 종료되면서 버려졌던 철길이 2007년부터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재생되고 있다. 산책로가 조성되고 다양한 문화 예술 시설들이 들어서는 가운데, 일부 구간에는 '철도 농장(La Ferme du Rail)'이 마련되었다. 단순한 농장을 넘어 도시 농업을 기반으로 지역 주민들의 연대를 이끌어내기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로,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관련 협회와 사회적 기업들도 참여하고 있다. 농장은 주택, 온실, 교육 공간, 레스토랑, 정원 등의 시설들로 구성되는데, 거시적 차원에서 순환 경제를 구현하여 부가적인 에너지와 식량 및 자원의 필요성을 최소화한다.

 
 

Taisugar Circular Village, Taiwan, 2021

 

©Studio Millspace

©Yue-Lun Tsai

 

 

타이완 최초 순환 경제 개념을 적용한 친환경 공동주택 단지인 '타이슈가 자원순환마을'은 주거용 건물 3동과 마을의 거실 역할을 하는 C-하우스, 공용 부엌의 E-하우스, 채소를 재배하는 정원인 C-농장으로 이뤄진다.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삶을 지원할 여러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는데, 친환경적인 자재를 선택하고 지역의 오래된 건물에 쓰였던 자재들을 재활용했으며 설계 단계에서부터 건물이 해체될 상황까지 고려하여 철골 구조와 다회성 재료들로 건물을 구성했다.

 

거주자의 삶의 질 향상에 대해 고민한 주거 단지, 도시 환경 개선에 좀 더 적극적으로 기여하려 한 타워형 공동주택, 순환 경제를 실현하고자 한 자급자족형 도시농업 사례까지, 이제는 더욱 적극적으로 자연과 어우러져 사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 특히 도시에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려는 시도가 늘어나야 한다. 자연을 직접 끌어들여 도심 숲을 만드는 단순한 방법에서 더 나아가 ’지속 가능성‘을 몸소 실천할 수 있는 농업과 결합한 공공주택 단지도 만들어 봄 직하다.

 

 

변은진 | 건축저널 『C3KOREA』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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