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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 : 새로운 일상, 다채로운 삶, 품질 좋은 공공주택 우리가 몰랐던 공공주택 이야기

일상의 변화와 회복 그 사이, 뉴노멀시대 집 밖의 공간

2022.10.11
뉴노멀시대의 공간 보기

새로움(new)과 표준(normal)의 합성어인 ‘뉴노멀’은, 단어 의미 그대로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떠오르는 기준 또는 표준’을 뜻한다. IT 버블이 붕괴된 2000년대 초반 미국의 벤처투자가 로저 맥나미(Roger McNamee)가 처음 제시했는데,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로 시대의 가치 기준이 재정립되면서 이 개념도 급격하게 확산됐다. 그리고 다시 십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어떤 시대를 살고 있을까? 경제 상황에 국한되었던 기존의 뉴노멀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정치, 사회, 환경 등 제3의 분야가 촉발한 또 다른 ‘뉴노멀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 출산율 하락과 고령화로 인한 생산성 감소, 환경 오염으로 인한 이상 기후, 무엇보다도 지난 2년간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던 코로나19는 전에 없던 위기감을 불러일으키며 우리가 서 있는 ‘지금 여기’에서의 평범함은 무엇일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Stay Home!

“집에 머무르세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초에 가장 많이 들려온 말이다. 이 단순한 권유로 인해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나의 ‘집’을 꼼꼼히 둘러보게 됐고, 동시에 ‘집’에 내포된 커다란 편차 또한 새삼 실감하게 됐다. 모두에게 동일하게 닥친 위기지만, 모두에게 공평한 위기는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집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길 권하는 ‘언택트 시대’의 기준이 반지하 단칸방 거주자와 고층빌딩의 펜트하우스의 거주자에게 똑같이 적용될 수 있을까?

 
 

©Satoshi Kambayashi
사진 출처 : www.economist.com/britain/2020/03/26/how-covid-19-exacerbates-inequality
 
 
 

반대로 집 밖의 공간은 어떨까? ‘펜데믹’에서 ‘엔데믹’으로 가는 길에 가장 먼저 바뀐 기준들은 다음과 같았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사적 모임 인원 확대,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연장, 해외 입국자 격리 면제 등인데, 일상의 ‘변화’보다는 ‘회복’의 측면에 초점을 맞춘 조치들이었다. 이러한 점에서 뉴노멀시대의 집과 집 밖 공간의 역할은 전보다 극명하게 벌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무공간의 새로운 패러다임, 거점 오피스

그렇다면 집을 둘러싼 모든 건축, 공공 공간은 집을 대신해서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재택근무와 온라인수업으로 물리적 활동 장소가 집으로 바뀌었던 사무실과 학교의 사례를 살펴보자.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줄어들면서 사무실 출근과 재택근무가 혼합된 하이브리드 워크의 비중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집과 가까운 곳에 별도의 사무공간을 마련하는 ‘거점 오피스’가 그 대안으로 떠올랐다. 출퇴근 시간을 절약하는 재택근무의 장점은 살리면서도 직원들 간의 소통 단절과 업무 효율 저하를 보완하는 절충안이다. 건축가 김찬중이 기획과 설계에 참여한 SKT 거점 오피스 ‘스피어(Sphere)’는 지난 4월 서울 신도림과 경기도 일산, 분당에 이어 7월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 문을 열었다. 일부 직군을 제외하고 직원이라면 누구나 가까운 거점 오피스를 택해 출퇴근이 가능하다. 지점마다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인테리어와 1인용 책상, 큰 테이블, 휴게공간 등 개인에게 주어진 다양한 업무 공간이 돋보인다. 

 
 

‘스피어 일산’의 오픈 협업 공간과 ‘스피어 신도림’의 개인 몰입형 업무 공간. ©SKT
사진 출처 : https://news.sktelecom.com/176992
 
 
 
그중에서도 건축가는 특히 오피스 내의 ‘커뮤니티’에 주목한다. 커뮤니티는 회사의 다른 부서 사람을 자주 만나게 한다. 지역 정보를 주고받기도 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면서 회사와 개인 모두의 성장을 꾀한다. 실제 거점 오피스 이용 경험자들은 위치 및 접근성, 다양한 업무 공간, 개인 업무 공간의 크기 등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공간이 회복시킨 공동체 생활

여기 ‘집 같은’ 학교가 있다. 영등포구 신길동에 자리한 ‘신길중학교’다. 대부분 고층아파트에 사는 학생들에게 마치 전원주택 같은 박공지붕 아래 높은 층고의 교실을 만들어주었다. 중정, 테라스, 옥상정원을 포함한 19개의 옥외공간은 종일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쉼터가 되어준다. 기존의 학교에서 경험하기 어려웠던 이러한 공간 혁신은 유연한 수업 분위기를 조성하고 다양한 활동들로 이어져, 학생들의 적극적인 요구로 비대면 수업이 전면 대면 수업으로 전환되기도 했다. 온라인으로 축소되었던 학교생활을 새로운 학교 공간 구조 유형을 제시하며 회복시킨 사례다. 

 
 


신길중학교 ©진효숙(서울시 제공)


신길중학교 ©이집건축(서울시 제공)

 
 

그런가 하면,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우리의 일상 영역 곳곳에 위로와 회복의 바람을 불어넣는 도시 정책도 시행됐다. 지난 5월 서울시가 진행한 ‘감성여가공간, 서울쉴틈 찾기 공모’다. 거리두기 완화와 동시에 야외 활동을 즐기는 사람이 증가했지만, 막상 집 밖 일상에서 잠시 숨을 돌리며 쉬어갈 만한 공공 공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시민들이 직접 여가 공간을 발굴하여 그에 어울리는 감성 요소를 더해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공모였는데, 공영주차장과 우리 집 옥상, 한강 다리 밑, 강남역 10번 출구 건물과 건물 사이, 누군가의 가게 앞 한 평 남짓한 마루 등을 활용한 다양하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다. 

 
 
 

도봉구 방학동 도깨비시장 공영주차장, 도깨비연방 ©진효숙(서울시 제공)
사진 출처 : https://seoul-breathspace.kr/gallery/
 
 
 

이 밖에도 온라인으로 진행되거나 아예 중단됐었던 전시, 축제, 대규모 행사 등이 차례대로 오프라인의 문을 여는 중이다. 주말이면 쇼핑몰, 문화시설은 발 디딜 틈 없이 사람이 모이고 얼어붙었던 소비시장, 문화시장은 얽매였던 시간을 보상하듯 팬데믹 이전보다 그 열기가 뜨겁다. 언택트(비대면)를 넘어 온택트(온라인을 통해 외부와 연결)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해도 여전히 많은 이들이 직접적인 ‘컨택트’에 목말라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변화와 회복 그 사이에서 뉴노멀 시대의 컨택트 공간을 대하는 사례들을 통해 일터, 학교, 우리 집 앞을 넘어 앞으로의 건축과 공공 공간이 충족시켜야 할 새로운 기준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글 / C3 박정란 기자

 

 

> 참고자료
- 두산백과 뉴노멀: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55991&cid=40942&categoryId=31863

- C3_419호 / 논단_집 밖, 공공 공간의 중요성(키아라 뀐지+디에고 떼르나)
- 거점오피스 오피스프리 :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6589617&cid=43667&categoryId=43667
- 거점오피스 스피어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85055
- 신길중학교 : https://blog.naver.com/mcst_pr/222698810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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