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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 : 새로운 일상, 다채로운 삶, 품질 좋은 공공주택 우리가 몰랐던 공공주택 이야기

대한민국 공공주택 설계공모대전은 특별한 공동주택을 구현할 수 있는 매우 소중한 기회입니다.

2022.12.04
나그룹 심사위원장, ㈜에이텍종합건축사사무소 김상길 대표

올해로 5회째를 맞은 <2022 대한민국 공공주택 설계공모대전>이 지난 10월 28일, 총 11개 지구에 대한 당선작을 발표하였다. 공공주택이 당면한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고 시대적 요구를 담아낸 건축적 대안을 찾고자 했던 긴 여정. 2022년 대한민국 공공주택 설계공모대전 나그룹의 심사위원장을 맡은 ㈜에이텍종합건축사사무소 김상길 대표에게 이번 공모대전의 소감과 건축가로서 바라는 공공주택에 대해 들어보았다.

 

 

 

 

Q. 이번 공모전에 대한 전체적인 평과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한 소감은?

 

올해 공모전은 훌륭한 주제와 운영시스템을 적용한 매우 모범적인 공모전이었다. 특별히 이번 주제는 우리나라 공동주택의 새로운 지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매우 중요하고 꼭 필요한 이슈다. 이러한 공모전을 통해서 이루어진 노력이 궁극적으로 우리나라의 특별한 공동주택의 문화와 형태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 공모전과 주제인 ‘N분 동네’에 대해 건축계에서 폭넓게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지는 않은 것 같아 안타깝게 생각한다.

 
 

Q. 심사에서 가장 중점은 둔 부분(기준)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건 설계공모 주제의 구현이다. 어떠한 디자인과 구성으로 주제를 구현하였는지를 보려 하였고, 이 주제에 대한 건축가의 해석과 제안이 궁금하였다.

 

 

Q. 인천계양, 검단신도시, 인천도화지구 등이 속한 나그룹의 심사를 맡았는데, 인상 깊었던 부분이 있었다면.

 

나그룹 중에서도 검단신도시 안이 깊은 인상을 주었다. 이 프로젝트에 제출된 안은 2개였는데, 전체적인 구성이 매우 유사한 2개 안을 대상으로 심사과정에서의 논의가 매우 다채로운 레벨에서 이루어졌고 다양한 평가와 해석이 있었다. 형태는 비슷해도 전혀 다른 접근과 개념적 해설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검단신도시 당선안의 경우 한 단지를 3개의 작은 단지로 나누려 했다는 점에서 공모의 지침에 충실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누어진 단지별로 주거공동체를 위한 커뮤니티 공간을 부여하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 엿보였고, 각 단지가 서로 접하는 접점부는 동네 안의 작은 길들과 같이 공공적 성격을 갖는 도로의 감각으로 디자인되었다. 작게 나누어진 블록을 서로 전혀 닮지 않은 별도의 건축적 아이덴티티를 갖도록 한 점과 더불어 어느 단지에 있든지 단지 만의 독특한 공간적 특성을 경험하면서 다른 블록과도 공감할 수 있는 사회적 관계를 배려한 안이라고 생각한다. 

 
 
 

인천 계양 지구 ⒸLH
 
 

 

Q. 공공주택에 있어 공모전 주제이기도 한 ‘N분 단지’, ‘N분 동네가 갖는 의미는?

 

‘N분 동네’는 사실 아파트단지가 본격적으로 들어서기 전에 존재했던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마을의 모습이다. 이러한 마을은 보행 생활권으로 이루어진 정도의 크기이며, 대부분 거주민이 서로를 잘 알고 지내는 지역 생활공동체라서 태어나 자란 마을은 고향이고, 같은 동네 사람들을 이웃사촌이라 불렀다. ‘N분 동네’는 그러한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그리고 전형적인 마을을 다시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공동주택단지에 구현하자는 의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지어진 대부분의 단지형 아파트는 거주자의 생활과 활동이 차량에 의존해야 하는 크기와 동선체계를 갖고, 개인별 프라이버시를 더 중요시한다. 즉, 이러한 단지 안에서는 이웃의 소중함과 공동체에 속한 연대감 및 이웃에 대한 신뢰를 잊어버린 동네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아파트단지가 주류가 된 우리 사회는 ‘아파트 공화국’이라 불리며, 우리의 삶은 터전에 정착하기보다는 경제적 이익을 따라 부초처럼 떠돈다. 반면 N분 동네 아파트는 이웃과 더 많이 접하는 등의 과정을 통해 이웃을 소중히 여기며 지역 생활공동체에 정착된 삶을 지향하며 살아가기를 바라는 새로운 공동주택이다.

 
 
 

 

 

 

Q.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집의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공공주택에 대한 기대 또한 높아지고 있다. 더 나은 공공주택을 위해 건축가로서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건축가가 바라는 공동주택은 이 시대의 공동주택이 더는 그들만의 캐슬이나 스테이트처럼 닫힌 단지가 아니라 지역사회와 도시로 더 많이 개방되어 서로 연결되고 도시의 맥락에 소속된 단지이다. 단지의 보행생활권 보장만으로도 단지가 속한 도시와 쉽게 접속될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 단지는 가급적 작은 단위로 나눠져야 하며, 나눠진 각각의 단지는 보행으로 연속되는 관계를 이루게 된다. 단지를 보행으로 가야 하는 이유를 더 많이 만들어 내고, 더 많이 배치할수록 단지 내 주민들은 더 가까워져 그들이 지역 생활공동체를 이룰 가능성이 커진다. 재미있는 커뮤니티 공간들과 가게들, 다양한 형태의 문화공간 등이 가로변으로 촘촘하게 배열되어 여러 사람이 마주할 수 있는 단지는 고립되고 차가운 단지보다 훨씬 생기있는 도시로 인도하게 될 것이다.

코로나 사태를 기점으로 우리는 집에 갇혀 그 안에서 모든 활동과 생활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하며, 집은 이제 내 삶의 전체를 담을 수 있는 충분한 감정적 지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이 바뀌었다. 집에서 자연을 직접 느끼고, 가족 간의 통합과 분리가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하며, 주거와 생활 이외에도 수많은 현대적 문화와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할 수 있는 곳, 그런 집으로의 단위세대 계획이 정말 중요해졌다. 

 

 

Q. ‘공공주택 설계공모 대전은 공공주택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시작되었다. 이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선 어떠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공공주택 설계공모 대전‘은 우리나라의 공동주택의 새로운 지향을 실험하고 생산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기회다. 그러므로 이는 단순히 몇몇 개인에 의해서 기획되고 진행되는 것보다 충분히 토론하고 더 많이 공유할 수 있도록 집행부는 노력해야 한다.

설계공모의 심사위원회가 구성되면 심사위원들은 공모전의 개념적 목표와 지향에 대해서 서로 이야기하고 의식 공유할 수 있어야 하며, 그러한 논의의 내용을 공개함으로써 공모 참가자들에게 심사위원회가 지향하는 개념적 목표와 의식이 충분히 전달될 수 있어야 한다. 심사자들 간의 충분한 논의와 교류라는 것은 공모전을 통해서 가장 보편적이고 상식적인 설계를 지향하는 것이 아닌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작업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향과 새로운 실험을 공모 참여자에게 전달해 개념적으로 심사자와 출품자 사이의 신뢰와 기대를 갖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그러한 실험을 심사자들이 권고하고 당선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Q. 마지막으로 공모전에 참여한 이들에게 한마디.

 

’대한민국 공공주택 설계공모대전‘은 민간 아파트단지에서는 결코 할 수 없는 특별한 공동주택을 구현할 수 있는 매우 소중한 기회이다. 그러므로 당선자들은 평범하고 주택 시장에서 인기 있는 아파트보다는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새로운 아파트가 완성될 수 있도록 아주 작은 디테일까지도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치열함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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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길 대표는 건축가의 공공적 활동에 관심을 가지며, 다양한 단체와 개인 활동을 하고 있다. 새건협과 ㈔서울건축포럼 등에 가입하여 적극 참여하였으며, 지금은 서울건축포럼의 의장을 맡고 있다. 또한, 서울시와 SH공사로부터 지명을 받아 고덕강일지구 MP로 초기 기획부터 설계 일체를 진행하였으며, 광명특별관리지역 지역주민 대표자 회의의 의뢰로 이 지역 도시계획 프로젝트를 추진하였고 이 내용을 단행본 「특별한 도시 광명」으로 출간하였다. 공동주택 프로젝트로 LH공사, SH공사 등에서 발주하는 공공주택 설계공모에 여러 차례 당선했고, 동탄신도시 등의 민간 공동주택단지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인터뷰 및 정리. 김연정 | 독이어북스 대표, 전 『전원속의 내집』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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