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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 : 새로운 일상, 다채로운 삶, 품질 좋은 공공주택 우리가 몰랐던 공공주택 이야기

‘N분 동네’에 대한 이해를 도와줄 책으로 만나는 ‘집’ 이야기

2022.11.17
N분 동네, 책 소개

“뉴노멀 시대의 공공주택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물음에서 시작한 ‘2022 대한민국 공공주택 설계공모’. 지난 7월부터 4개월여간 진행된 공모와 더불어, 공동주택의 역사부터 메타버스에서 함께 사는 방법까지 다양한 주제의 기사를 통해 ‘공공주택’과 ‘N분 동네’를 의미를 되짚어 보았다.

 

이번에는 한국의 주택사, 시대를 빛낸 주목할만한 공동주택 사례, 아파트와 인프라에 대한 고찰 등 ‘N분 동네’에 대한 이해를 도울 책들을 소개한다.

 
 
 

한국주택 유전자

20세기 한국인은 어떤 집을 짓고 살았을까?

 
 
 

박철수 지음 / 도서출판 마티
 
 
 

한국인의 집이 궁금하다면? 한국 주택의 백과사전과도 같은 이 책을 펼쳐보길 권한다. 주거론과 주거문화사를 연구해 온 서울시립대학교 박철수 교수가 집필한 책으로, 총 2권, 무려 1,15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을 통해 한국 주택의 이모저모를 살핀다. 일제 강점기 ‘관사’에서부터 현재 한국의 정치와 경제와 사회, 모든 이슈의 집약체가 된 ‘아파트’까지 다루고 있으니 그야말로 한국에 지어졌던 거의 모든 주택을 다룬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1권에서는 1920년대에서 1950년대 말, 식민지와 전쟁, 이촌향도 등으로 주택이 절대 부족했던 시절, 동원 가능한 모든 자원으로 지은 각종 주택을 소개한다. 일제 시기 지어진 ‘관사와 사택’, ‘부영주택’, ‘문화주택’, ‘아파-트’, ‘도시한옥’에서 시작해, 해방과 한국전쟁 혼란기에 각종 원조와 국채로 시급히 지어야 했던 ‘영단주택’, ‘DH주택’, ‘전재민·난민 주택’, ‘UNKRA주택·ICA주택·AID주택’, ‘재건주택과 희망주택’, ‘부흥주택’, 그리고 외화벌이의 일환이었던 ‘외인주택’과 도시의 얼굴이고자 했던 ‘상가주택’까지, 총 13종류의 주택들이 등장한 배경과 특징, 그 의의를 짚어본다.

 

2권에서는 1960년 전후에서 최근까지 지어진 12종류의 주택들을 소개한다. 단지 아파트의 출발을 알리는 ‘종암아파트와 개명아파트’, 보통 사람들의 꿈이었던 ‘국민주택’, 한국 주거사의 분수령이 된 ‘마포아파트’, 여러 방식으로 모색된 공공 공급 주택들인 ‘공영주택·민영주택·시영주택’, ‘시험주택’, ‘서민아파트’, ‘시민아파트’, 도심 재개발의 단초가 된 ‘상가아파트’, 도시와 농촌의 쌍생아였던 ‘새마을주택과 불란서주택’, 아파트의 고급화와 계층화를 이끈 ‘맨션아파트’와 ‘잠실주공아파트단지’를 다룬다. 여기에 ‘다세대주택과 다가구주택, 빌라와 맨션’을 더하며, 서울과 전국의 풍경이 어떤 경로를 통해 지금의 모습으로 형성되었는지를 추적해 본다.

 

이처럼 이 책에서는 지난 100년간 우리나라에 등장했던 25가지의 주택 유형들을 세심하게 파헤치지만, 그렇다고 무언가를 단정하려 하지는 않는다. 저자 역시 이 책을 자료로 삼아, 25개 각각의 장이 폭넓은 재해석과 촘촘한 연구를 통해 더 깊이 있는 논의로 확장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인다.


특정 시대, 특정 계층의 삶을 드러내는 데 주택보다 더 분명한 배경은 없다. 한국의 주택 건설과 주거 문화를 살피는 이 책은 건축뿐 아니라 지난 100년간의 사회사, 문화사가 궁금한 이들에게도 친절한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집의 시대

시대를 빛낸 집합주택

 
 
 

손세관 지음 / 도서출판 집
 
 
 
 

‘집합주택’의 시대가 열린 지 어느덧 백 년. “20세기는 ‘집의 시대’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지난 한 세기 동안 인류가 겪은 변화와 그 변화를 사회와 집은 어떻게 수용했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동서양의 도시와 주거문화를 꾸준히 탐구해온 저자는 20세기 건축의 최대 과제는 열악하고 비위생적인 환경에 살던 노동자들의 주거 수준을 향상시키고, 향상된 주거 환경을 널리 퍼트려 보편적인 환경으로 만드는 것, 바로 인간의 주거 문제 해결이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서른 개의 빛나는 집합주택 사례를 통해 20세기 주거문화를 이야기한다.

 

책은 ‘새로운 주거문화를 찾다’, ‘소외된 그들을 낙원에서 살게 하라’, ‘새로운 주거모델의 등장’, ‘집합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다’, ‘역사, 문화, 도시의 존중’, ‘세기말, 미래의 주거상 찾기’, 총 여섯 개의 챕터로 구성된다. 20세기를 여섯 개의 시기로 나누어 챕터를 구분한 것인데, 각 장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그 시대의 문화적 특징과 당대 건축가들이 주거라는 화두를 놓고 했던 고뇌까지도 마주하게 된다. 평·입·단면 같은 자료로 건물을 분석하기보다는, 건물에 얽힌 다양한 이슈를 들려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건물이 들어선 시기의 사회, 문화, 도시적 상황, 건물이 들어서기까지의 과정 혹은 난관, 건축가의 의도, 그것이 담고 있는 이념과 역사적 가치, 건물에 대한 평가, 다른 건물에 미친 파급효과, 인류 주거문화에 끼친 영향 등, 이야기의 범위는 무척이나 광범위하다.

 

책 말미에는 20세기 주거문화의 빛과 그림자를 모두 살펴보기 위해 실패한 20세기의 집합주택에 관한 이야기도 덧붙인다. 어떤 사례는 정책의 실패가, 어떤 사례는 물량 위주의 공급이, 어떤 사례는 잘못된 설계가 치명적 원인이다. 더불어 아직 단정할 수는 없으나 실패나 다름없는 우리나라의 아파트 단지를 이야기하면서 좋은 집합주택이란 무엇인지도 생각해보게 한다.

 

집합주택을 단지 ‘건물’이 아닌 ‘건축’의 반열에 올려놓은 빛나는 작업을 통해, 앞으로의 주거문화를 이루어감에 있어 새로운 동력을 얻어보면 어떨까.

 
 
 

아파트가 어때서

문명과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다

 
 
 

양동신 지음 / 사이드웨이
 
 
 

‘아파트’는 한국 주거 형태의 명실상부한 대세다. 전체 국민의 절반 이상이 아파트에 거주하며, 향후에도 10명 중 7명이 아파트로 이사할 계획이라 하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파트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이기만 하다.


한국의 기형적인 전·월세 및 부동산 시장과 맞물려 아파트는 ‘중상층의 전유물’이라는 관념이 뿌리 깊고, 아파트에 ‘거주하는 일’을 사회문화적으로 또는 공학적으로 찬찬히 되돌아보는 작업은 찾기 힘들다. 바라보는 기본 시각부터 이러하다 보니, 도심 속 아파트의 삶은 교외 전원주택의 삶보다 여유롭거나 고고하지 못하다는 인식도 엄연히 존재한다.

 

아파트를 둘러싼 이 같은 편견과 고정관념에 대해, 10여 년간 전 세계를 누비면서 터널과 교량, 댐과 항만, 지하철 등을 지어온 건설 엔지니어 양동신은 ‘아파트가 어때서’라고 되묻는다. 그리고 아파트를 포함한 토목 구조물과 인프라 건설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거두어 줄 국내외 사례들을 소개하며, 아파트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한 국가에서 사회 인프라가 구축되는 일의 의미를 총체적으로 되돌아본다.

 

책은 크게 4부로 구성되는데, 인프라의 본질과 역할, 그 사회적 가치를 차분하게 조망하는 데서 시작하여, 3부에 들어서면 본격적으로 한 국가의 도시 문제를 다루며 “아파트가 어때서?”라는 질문에 직접적으로 답한다. 서울과 안양, 화성과 세종, 제주와 홍콩을 종횡하는 폭넓은 시각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도시계획의 전망을 말하며, 과거 도시와 현재 도시의 차이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건폐율과 용적률의 차이’라고 밝힌다. 때문에 ‘도시화’를 둘러싼 여러 오해와는 정반대로, 아파트와 같이 낮은 건폐율과 높은 용적률의 구조물은 한정된 자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가장 진보한 방식일 수 있으며 도시에 고밀도로 모여 사는 것이 시골에 홀로 거주하는 것보다 오히려 훨씬 더 친환경적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음을 설명한다.

 

물론 저자 역시 아파트가 완벽한 건축 구조물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책과 함께라면 아파트와 공동주택을 향한 무분별한 부정적 시각은 걷어내고 더 나은 아파트의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 보다 객관적인 눈을 갖게 될 것이다. 

 

 
 
 
전효진 | 건축저널 『C3KOREA』 편집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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